환무생각

동래고 졸업50주년을 돌아보며

하산(河山) 2015. 2. 1. 12:12

 동래고 졸업 50주년을 돌아보며


우리가 졸업하던 60년대 유명배우 더스틴 호프만(벤자민역)이 주연한 “졸업”이라는 영화가 극장가를 흔들었다. 

사랑했던 애인이 부모의 강요에 의해 어느 교회에서 결혼식을 올린다는 소식을 듣고, 달려가 교회 2층의 유리창을 두드리며 절규하다가 애인을 쟁취? 하여 행선지도 모르는 버스를 타고 도망가며 쟁취의 기쁨도 잠시, 닥칠 앞날을 생각하며 고뇌에 잠긴 벤자민의 표정위로 주제곡 사이먼&카핑클의 노래 “The Sound of Silence”(침묵의 소리)가 은은히 깔리며 영화는 막을 내린다.


50년 전 한치 앞도 보지 못할 정도로 암울했던 사회분위기가 짓누르던 1월 졸업장 한 장 들고 교정을 쫓겨나듯 뛰쳐나온 우리들의 표정도 호프만의 그것과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진학, 군입대, 취업과 결혼이라는 굴레에서 방황했던 젊은 시절, 우리는 茫茫大海의 쪽배와 다름없었다.


그러나 우리는 오직 東高人이라는 긍지하나로 버텨온 70평생, 생사를 가르는 월남전에서, 열악한 근로환경의 산업역군으로, 후학을 기르는 교단에서 묵묵히 헌신한 우리는 경제 강국의 초석이었습니다.

동기여러분 정말 수고 많았습니다. 이제 그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은퇴라는 이름으로 또 하나의 졸업을 하고 원로대학의 신입생이 됩시다.


39회 동기회는 새 삶을 살아갈 동기 여러분의 원두막이 되렵니다. 이제 職位의 高下도 富의 多少도 없습니다. 오고 가다가 들려 “야! 친구야 반갑다”를 외치며 들어오십시오, 세월은 기다려 주지 않지만 동문수학했던 다정한 친구들은 기다리고 있습니다.


동기회는 금년 가을 졸업 50주년 기념행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관심과 협조가 필요합니다, 건강합시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