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생각

선조들의 혜안

하산(河山) 2011. 12. 4. 20:53

"백의민족"이란 긍지를 소유하고 살아가는 한국인은 정말 축복받은 민족이다. 그리고 내 나이가 들어가며 살아온 날들과 앞으로 살아갈 시간들을 생각할 때, 나는 선조들의 혜안과 그들의 삶과 생활이 존경스럽고 그 당위성을 인정하게 된다.

내가 왜 이렇게 거창한 말로 시작하느냐하면, 한국에서도 뉴스를 봐 알게 된 것과 같이, 이곳 남가주는 경험하지 못했던 강풍으로 인해 엄청난 재산상의 피해를 입었다. 그리고 아직까지 전기공급이 되지 않아 고생하는 주민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번 강풍을 통해 내가 다시 생각한 것은, 자연은 대항할 상대가 아닌 동행해야할 벗이라는 것이었고, 자연과 벗하라고 가르쳤던 선조들의 유훈이 새삼 내 마음과 피부에 와 닿았기 때문이다. 과학적 지식도 별로 없었고 과학을 활용한 삶과 생활을 살지 않았던 선조들은 자연 자체를 이해하려고 노력했고, 그 결과로 자연은 더불어 같이 살아야할 존재임을 일찍 깨달았다.

유럽의 르네쌍스를 깃점으로 인류는 과학문명이라는 새로운 삶의 형태를 개발했고 지금까지 발전시켜왔다. 요즘 스마트 폰을 봐라. 동고 교정을 뛰어다닐 때 이런 문명의 기계가 있을 것이라 상상을 했었느냐? 그런 것은 꿈도 꾸지 않았다. 꿈을 꿨다면 품안에 가득 들어있는 삶은 감자나 고구마의 꿈 같은 것이었고, 그 꿈이 실생활에서 이루어지기를 하루 종일 바라고 원하며 찾던 시절을 살았다.

생활과 삶은 편해지고 과학공상소설에서나 나오던 그런 삶을 실제로 살면서 우리는 문명인의 삶을 즐기고 있다. 그러나 이 문명의 삶을 위해 얼마나 많은 자연이 회손되고, 파괴되었으며, 그로 인해 지구촌의 생기가 얼마나 줄어들었느냐?

사람이 죽어 땅에 묻히고 시간이 지나면 시신은 흙으로 변한다. 그래서 어느 종교에서는 인간의 근원이 흙이며, 흙에서 났기 때문에 흙으로 돌아가는 것은 자연의 법이라고 말한다. 이 가르침에서 우리는 인간이 자연의 한 부분임을 확인한다.

우리 선조들은 위에서 언급한 그 종교의 가르침을 받지도 알지도 못했지만, 그들의 혜안과 자연을 통해 얻은 지식으로 인간이 자연의 한 부분임을 유추해 냈다. 그것도 수천년 전에...
이런 선조들의 후손된 것이 자랑스럽지 않냐?

요즘 미국에서는 사람이 죽으면, 본인의 유언이 있을 경우, 시신을 면으로 싸고, 장기의 방부제 처리를 하지 않은 가운데, 깊지 않은 땅에 묻고, 그 위에 나무를 심는다. 그래서 그 나무가 자라면서 시신을 통해 필요한 영양분을 공급받고 주변에 맑고 좋은 공기를 만들어 발산하게 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이 방법을 좋게 여긴 사람들의 참여가 꾸준히 늘고 있다.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은 화장장을 택했고, 화장한 人骨粉을 강이나 바다에 뿌린다. 그러나 화장을 할 경우 화장과정을 통해 발생하는 환경오염이 극심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위에 언급한 樹木葬에 사람들의 관심이 쏠린다.

선조들이 활용한 자연과 더불어 사는 방법이 좀 더 구체적으로 연구되고 개발되어야 한다고 믿는다. 배추를 소금에 절이고 숙성시켜 오랫동안 반찬으로 사용한 그들의 지혜는 현대 음식문화권에서 유산균의 寶庫로 인정받고 있다.

로스엔젤스 인근에 위치한 라 카냐다와 라 크라센타라는 지역은 학군이 우수한 지역으로 한국 사람들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이며, 산 위에 위치한다. 그런데 몇일 전의 강풍으로 그 지역에 난리가 났구나. 그 지역의 어떤 건물은 100만불 이상으로 호가되는 곳인데, 그것에 비하면 극빈자의 삶과 같은 한인타운의 작은 아파트 건물들은 멀쩡한데, 그쪽은 넘어지고 뽑혀지며, 부셔지고 내려앉고, 갈라지며 박살나는 난리법석의 전쟁터와 같이 되었다.

자연을 벗하지 못한 현대인에게 자연은 점잖은 경고를 보내고 있지만, 도무지 들을 생각도 않고 그럴 의도도 없구나. 분리수거는 세계적으로 실행하는 생활의 방법인데, 아직까지 나 혼자 그렇게 하지 않는다고 세계가 망하겠느냐며 재활용품과 음식물을 같이 버리는 사람들이 많다. 사실 그런 사람들 때문에 지구는 이미 망해가고 있는데 말이다.

건물 밖에 통지깐을 만들어 놓고 거기서 인분을 비료로 사용했던 조상들의 선견지명이 냄새 때문에 이해되지 않았던 어린 시절이 있었다. 그런데 어느 일본 과학자가 인분에는 인간이 섭취하는 영양분의 70%가 들어있음을 증명했다더라. 예전 우리가 먹던 배추뿌리의 달콤한 맛은 인분에 포함된 70%의 영양분 때문이 아닐까?

자연으로 돌아가자. 선조들의 혜안을 믿고 확인하며 자연으로 돌아가자. 그리고 39 산악회가 실행하듯 산행을 하며 자연과 벗하며 살자. 연말의 바쁜 삶에 휩쓸리지 말고 연말의 시간을 이끌며 심신 건강히 살자. 사랑한다.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