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무생각
홍목사의 시신기증에 대한 글을 읽고
하산(河山)
2012. 10. 28. 04:37
25일 한국에 도착하여 혼미상태로 하루를 보냈고 26일 오늘은 그동안 비어 있던 집에 보이라도 고장, 전화기도 고장, 냉장고도 고장, 아내도 피곤에 못이겨 고장 오늘 응급실을 통해 진료를 받았다. 내게 일곱분 이모중 아직 생존해계시는 세분 이모님중 89세 되신 금강원입구에 사시는 이모가 오늘 아침 별세하여 문상 등등 정신없이 하루를 보냈다,
동기들도 미국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지만 몸이 따라주지 않는다. 그렇지 않아도 경표의 글을 게시판에 올리고 내 불로그에도 친구생각난에 올릴예정이다. 정말 친구의 글을 읽으니 이상한 심정에 빠진다. 우리 육체는 무었이며 죽어서는 그 보이지 않는 영혼은 어디로 가고 눈에 보이는 그 육신은 무었이란 말인가.
나는 무신론자이니 가끔 우리 인간의 혼신을 컴퓬터에 비유하곤 한다. 내가 갖고 있는 컴퓨터는 50만원짜리 조립품이다. 여기에 마이크로 컴퓨터에서 제작한 윈도 7이라는 프로그램을 깔면 내 컴퓨터는 똑똑한 한 인간 이상으로 변한다. 일기도 쓰고, 친구들과 메일로 대화도 나누고, 은행일도 봐주고 돈벌이도 해주고 사진도 보여주고 고쳐주고 주소록도 만들어주고 의사의 진단도 도와주고 그야말로 얼빵한 인간못지 않은 일을 한다.
그런데 어느날 윈도7의 프로그램에 바이러스가 침투하여 작동이 잘되지 않으면 백신을 쓰서 고쳐 다시 가동이 되게하고 그러다가 심각한 고장이 나서 그 운용프로그램이 망가저 버리면 그 컴퓨터는 완전한 고물 깡통으로 변하게 된다. 그러면 내가 지금까지 쓰던 그 똑똑한 컴퓨터는 고물상으로 들어가서 고철로 재활용되던지 창고에 방치할 것이다.
나는 컴퓨터의 운용프로그램은 인간의 정신이고 컴퓨터 본체는 육신으로 비유하곤한다. 오늘 경표의 시신기증을 읽고 언제가 우리의 영혼이 몸을 떠날때 남은 컴퓨터 본체는 내주위의 지인들이 귀찬타며 쓰레기 장으로 보내던지 불구덩이에 넣어 녹여 버릴 것이다.
나는 사후 내몸은 어떻게 하느냐에 대해 항상 가족들에게 화장해서 내가 좋아하는 산에 뿌리고 무덤도 제사도말라곤한다. 혹시 여유가 되면 내가 갔던 그날 가족들이 모여 추도나 해달라고 부탁했는데
오늘 친구의 글을 읽고 나도 당연히 그렇게해서 김수환 추기경과 같이 눈도 장기도 재활용할 수있도록 혼이 떠난후의 내 육신을 어느 단체에서 수습하여 의학도의 공부에 도움이 되도록 하면 되겠구나 생각하게 되는 구나.
친구야 이제 우리가 이런 글을 주고 받을 나이가 된것이 틀림없다. 오늘 아침 이모님의 타계를 보고 돈은 무었이며 명예는 무었이였고 가족은 무었이던가를 생각하는 하루가 되었다.
이번 귀국때 한달간의 여행 기록을 꼼꼼히 적어놓았던 수첩을 귀국하는 비행기에서 정리나 할까하고 비행기 좌석옆에 끼워놓고 하네타공항에 내리면서 두고 내려버렸다. 정말 돈보다 더 귀중한 일지였는데 기가막혀 일본항공에 연락을 하여 24일 로스엔젤리스출발 하네타도착 비행기 안에 이런 손가방을 두고 왔다며 찾아달라고 했더니 하루만에 연락이 와서 김해공항에 보냈으니 찾아가라고 하여 급히 가서 찾아왔다.
얼마나 고마운지 이제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는 한낮 지구촌에 불과하다는 것을 이번 여행에서 느낄수 있었다. 이제 찾아온 일지로 하나 하나 여행 코스르 점검하고 사진을 더불어 친구들에게 감상문을 만들어 올릴 계획이다.
친구야 내가 로스엔젤리스 여행중 친구가 내게 배푼 은혜는 영원히 잊지 않을 것이다.
정말 고맙다.
건강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