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무생각

통일은 반드시 온다를 읽고. . . .

하산(河山) 2010. 9. 2. 13:43
공감지의 특별기고에 올린 엄종식 통일부 차관의 글에 공감하면서 그 기사를 달아본다.
 
기고
엄종식 통일부 차관
2010-08-30 오후 02:14




 

지난 7월 6·25전쟁 참전국 후손들을 포함한 국내외 청소년 6백25명이 5일간의 평화통일대행진에 나섰다. 6·25전쟁 발발 60주년을 맞아 통일부가 마련한 이 행사를 통해 우리 젊은이들은 비무장지대(DMZ)를 따라 걸으며 그동안 얼마나 분단 상황과 통일을 의식하지 못하고 지냈는지 새삼 느낄 수 있었다고 했다.

지난 5월 한반도비전포럼에 참여했던 사람 중 60퍼센트가 통일이 20년 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제 통일은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의 현실적 문제로 다가오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8월 15일 제65주년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통일은 반드시 온다고 강조했다. 통일에 대비해 이제 통일세 등 현실적인 방안도 준비할 때가 됐다며 우리 사회의 폭넓은 통일 논의를 제안했다. 이와 함께 우리가 통일로 가는 과정에서 이뤄야 할 평화공동체, 경제공동체, 민족공동체의 ‘3대 공동체 통일구상’도 제시했다.
 

이를 계기로 우리 사회에서 잊혀져 있던 통일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우리 사회에 건전한 통일 논의가 활성화되고 통일 준비를 위한 사회적 공론화 과정이 시작됐다는 것은 그 자체로 큰 의미가 있다.

통일은 우리에게 아주 익숙하고 오래된 주제다. 누구나 통일을 노래하면서도 그동안 우리 사회의 통일 논의는 추상과 먼 훗날의 영역에 머물고 있다. 이상적 담론의 수준에 머문 채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논의로 나가지 못했다. 우리 스스로 통일 미래에 대한 고민보다는 소극적인 분단 상황 관리에 집중해왔다는 비판과 성찰도 제기된다.

최근 통일부는 우리 사회의 통일 논의 공론화 과정을 지원하기 위해 추진단을 구성했다. 앞으로 통일문제에 대한 각계각층의 의견을 모으고 지혜를 결집해나갈 것이다.

현 단계에서 우리에게 바람직한 통일의 방향은 무엇이고, 통일 과정에서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이며, 투입될 재원과 조달방안은 무엇인지 등에 대해 구체적이고 종합적인 공론화 과정을 거칠 것이다.

정부, 학계, 시민단체 등 우리 사회의 다양한 주체들이 참여하는 공론화 과정을 거치게 되면 통일비용 문제 등에 대해서도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우리가 비로소 통일문제를 우리의 실제적 삶의 문제로 생각하기 시작했다는 의미와 함께 우리 스스로 통일 미래를 주도적으로 준비해나가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우리의 통일 준비 공론화 과정이 북한의 특정한 상태를 염두에 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북한은 광복절 경축사를 전면적 체제대결 선언이라고 비난하고 나섰다.

그러나 세계사에서 이념대결은 종식됐으며 남북 간 체제경쟁도 사실상 끝난 지 오래다. 더구나 통일세 등의 공론화 과정은 흡수통일이나 북한 급변사태 등의 논의와는 맥락을 전혀 달리하는 문제다. 이는 다가올 한반도의 미래를 우리 스스로 준비하는 일이다. 분단국가로서 국가전략의 필연적 목표이며 가장 의미 있는 미래지향적 투자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남북한 합의에 의한 평화적이고 점진적인 통일을 지향한다. 남북한이 포괄적 협력을 통해 한반도의 미래를 함께 열어나가길 원한다. 이것은 이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제시한 평화, 경제, 민족공동체라는 ‘3대 공동체 통일구상’이 지향하는 바이기도 하다.





 

이제 북한도 대결적 태도와 과거의 낡은 패러다임을 버리고 통일 미래를 향한 길에 동참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남과 북이 공존공영하며 발전의 길을 함께 걷게 되길 희망하고 있다.

평화공동체와 경제공동체는 단계적 선후관계가 아니라 기능적으로 상호작용하면서 상호 중첩적으로 진행될 것이다. 다만 현재 가장 시급한 문제가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 정착이기 때문에 평화공동체 실현은 통일로 가는 과정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 그 첫걸음은 북한의 비핵화 진전일 것이며, 당면한 천안함 피격사건에 대한 북한의 책임 있는 조치일 것이다.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는 막연한 통일비용의 부담감 속에 통일 논의 자체를 회피하려는 경향이 증가해왔다. 젊은 세대들의 관심 영역에서 통일 논의가 차지하는 비중이 작았던 것도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우리 사회의 건전한 통일 논의와 공론화 과정은 젊은 세대들에게 큰 영향을 줄 것이다. 자신들이 통일 미래를 이끌고 갈 주역임을 스스로 깨닫고 통일문제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한반도의 바람직한 통일의 가치와 방향은 무엇이며, 이를 위해 지금부터 무엇을 준비해나갈 것인지에 대해 스스로 답을 구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우리는 통일비용과 함께 통일이 가져다줄 편익에 주목해야 한다. 분단 역사를 극복하고 통일국가를 이루는 것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엄청난 가치를 창출할 것이다. 무엇으로도 대신할 수 없는 역사적, 정치경제적, 사회문화적 파급효과를 낳을 것이다. 한반도의 통일은 전 세계의 이목을 한반도에 집중시키며, 우리가 세계사의 무대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는 획기적 전환점이 될 것이다. 인구 8천만의 중견국가로 부상하면 세계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강력한 세계 일류국가로서 부흥을 누릴 것이다.

우리는 통일이 언제, 어떻게 다가올지 모른다. 그러나 통일은 반드시 올 것이다. 이는 거부할 수 없는 역사의 전개 방향이자 인류 문명사의 흐름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통일 미래를 주도적으로 창출해나가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통일에 대한 준비가 빠를수록 통일비용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통일에 대한 마음의 준비와 함께 통일비용 등에 대한 구체적 논의를 통해 큰 그림을 그려나가야 한다. 통일 준비에 대한 공론화 과정이 통일을 이루는 첫걸음이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