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생각

인내심의 한계

하산(河山) 2010. 11. 12. 04:39

영국의 어느 연구팀이 요즘 영국인들의 인내심이 얼마나 (시간적으로) 지속되느냐를 설문으로 확인했단다. 주로 마켓트, 우체국, 그리고 공항에서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설문조사를 한 결과 10분 42초라는 답이 나왔다. 10분 42초가 지나면 속에서 울화가 치밀고 입을 통해 불만과 곧 이어 욕설이 나온다고 했다.

   미국에 와서 놀랜 것이 줄서는 문화였다면 믿어지느냐? 그 긴 줄을 서서 앞뒤 사람들과 여유있게 대화하면서 자기 차례를 기다리는 미국인들을 보고 정말 감탄했다. 한국에서였다면 육두문자에데 욕지껄이가 난무했을 상황인데도 태연히 기다리는 이들의 문화가 신기하고 부러웠다.

   특히 자동차 접촉사고가 났을 때는 더 신기하더라. 서로 자신의 정보(운전면허증 번호와 보험회사 이름)를 나누고 야구시합에 관한 이야기나 아니면 애들의 학교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보니 신기할 따름이었다. 한국 같았으면 멱살을 잡고 싸우겠는데...

    그런데 영국도 예전에는 이런 문화가 있었던 모양이나 이제는 겨우 10분 42초가 되었으며, 그 이유는 역시 인터넷과 빠르게 돌아가는 생활 때문이란다. 35세 이후의 사람들은 긴 줄을 서서 전기세나 전화세를 내지만 젊은 세대들은 대부분 인터넷을 통해 신용카드로 처리하거나 수표에서 바로 인출해가는 전자상거래를 사용하기 때문이라는구나.

   한국의 인터넷 산업은 세계적으로 알려진 신속한 속도를 자랑하는데 그에 따른 부작용이 인내심의 격감이 아닐까 생각되며 염려되기도 한다. 여기서도 한국인 주인 밑에서 일하는 라틴계 직원들이 가장 먼저 배우는 말이 "빨리빨리"라니 얼마나 바쁘게 살아가며 무언가가 빨리 되지 않으면 심기가 상하는 민족이 한국인이다.

   39 군봉식구들의 인내심은 얼마나 길까? 예전 같았으면 산성까지 올라가는데 일정한 시간이 소요되었겠지만, 이제는 많이 길어졌겠지? 그리고 이 나이에 들어서 이젠 인내심이 없으면 생명에 지장이 올 경우가 많이 생겼음 또한 깨닫게 되었을 것이다.

   우리의 인내심은 최소한 20분은 넘으리라 짐작한다. 내 짐작이 그리 틀리지 않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20분 정도의 인내심을 가지지 않고서는 심장에 무리를 가져와 본인이 손해보는 경험을 최소한 한번은 해본 나이들이기 때문이다.

   이젠 느긋하게 살자. 급하게 뛸수도 없지만, 뛴다고해도 별 성과를 거두지 못할 나이인 것만은 틀림없지 않으냐. 그런데 게시판 등판은 너무 길게 잡지 말아주었으면 고맙겠다.

   11월 중순이 되니 5시도 되지 않았는데 벌써 어둑어둑해진다. 밤길 조심하고 몸보신하며 연말을 즐겁게 지내자. 총회가 곧 모인다는 총무의 안내문이 올라왔더라. 내년에는 권 열이 회장이 되는 순서인 모양인데 예전의 열이는 말이 없고 상당히 수줍은 친구였는데 이제는 호랑이가 되었는지? 총회를 마치고 새로운 임원들과 함께 내년의 살림을 알차게 꾸리며 게시판을 통해 소식 자주 나누며 살자. 건강하자. 사랑,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