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생각

과거집착형과 미래지향적 삶

하산(河山) 2011. 5. 25. 20:57

오늘 이곳은 23일 월요일이다. 이곳 아침에 한국의 어제(23일) 자정에 방영된 뉴스가 재방영되면서 이곳의 교포들은 일자변경선 덕분에 고국의 당일소식을 접한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것이 사실이며 여지없이 증명되는 뉴스시청은, 이민자들의 고국을 그리워하고 기회있을 때마다 접근하려는 의식과 시도이며, 이것은 또 다른 형태의 애국심의 표현일 것이다.

   오늘 재방영된 KBS 자정뉴스의 하나는 한국 여러 곳에서 일어난 고 노무현 대통령의 추모 모임이었는데, 이 추모 모임을 보며 나는 한국의 정서가 과거집착형에 더 가깝다는 것을 다시 확인했다. 과거집착형이 나쁜 것은 결코 아님을 전제하면서, 현 시대와 세대에 한국 민족이 좀 더 가깝게 접근해야할 생활방식은 미래지향적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아무리 노 무현 전 대통령의 집권능력이 탁월했고 실적이 크다해도 그는 이미 망자이며 지금은 현재 대통령으로 집무하는 인물과 행정/입법/사법부 직원들과 함께 Sony, Toshiba, Apple, GM, IBM, 그리고 대만과 중국 나아가서 우후죽순처럼 일어나는 IT 강국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는 것이 과제가 되어야 할 것 같다. 솔직히 말해 나는 노 무현 전 대통령에게 한국인이 그렇게 집착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그는 검찰소환을 받고 자살한 사람으로 그에 대한 검찰의 조사가 마무리 안된 불법행위에 의심을 받는 사람일 뿐이다. 검찰소환을 들어 정치적 공세라고 고함을 치지만, 아무리 형편없는 검찰이라도 전직 대통령이 무고한데 그를 치죄하는 한국검찰이 아닐 것이라는 것이 내가 갖는 확신이다.

   불법과 타협하지 않고 평등을 주장했다는 것이 노 무현 전 대통령을 치하하는 말 중에 많이 비치던데, 한국의 근대역사는 지루했지만 계속적으로 민주주의를 다져왔고, 세계적 변화와 흐름은 불법과의 불타협과 평등주의의 확산을 유도하고 있다. 그 가장 확실한 예가 중동에서 일어나는 민주화 운동이다.

   역사의 흐름을 보면 어느 대통령이 집권하든 민주화의 정착과 불의와의 불타협 그리고 계층간의 벽을 허무는 일은 지속적으로 진행되었을 것이고, 앞으로 계속될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인은 과거집착의 정서에서 이젠 미래지향적인 삶으로의 변화를 좀 더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추진할 때가 되지 않았을까?

   죽은 공명이 산 중달을 도망가게 했던 삼국지의 고사가 한국사회에서 아직까지 인용되고 진지하게 활용되는 것이 시대적으로 너무 길고 빛이 바랬다는 느낌을 떨쳐버릴 수 없다. 뒤를 돌아보기엔 앞에 산적한 일들이 너무 중차대하고 시급하다는 의식이 아직 편만하게 퍼지지 않은 탓인가? 중국이 미국의 국방산업을 뒤쫒고 인도와 브라질의 산업화가 박차를 가하는 이 때 한국의 망자에 대한 국민적 눈물이 강을 이루는 이번 사태는 재조명의 여지가 있다고 본다.

   나의 편협된 생각인가? 민의 정서와 문화적 유산을 무시한 나의 일방적인 편견인가? 오늘 아침 뉴스를 보며 한숨을 지었던 것이 기억나 글을 올려봤다. 나의 편견과 편협된 생각이 친구들의 심기를 거스렸다면 용서해다오.

   5월이 간다. 막지도 붙들지도 못하며 불안해 하는 우리의 심정을 어느 누가 이해해줄까? 와중에서도 건강하며 하루의 삶을 즐기자. 사랑, 안녕.